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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암은 전라남도 구례군 문척면에 위치한 오산이라는 산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고찰로, 삼국시대 백제 성왕 22년인 544년에 승려 연기에 의해 창건된 암자입니다. 현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인 화엄사의 말사로 속해 있으며, 한국 불교 역사 속에서도 의미 있는 유적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창건 당시에는 산의 이름을 따서 ‘오산사’라고 불렸으며, 이후 신라와 고려를 거치면서 이 절은 뛰어난 고승들이 머물며 수행한 도량으로서 그 명성을 더하게 됩니다. 특히 신라시대의 고승 원효, 도선, 고려시대의 혜심 국사 등 총 네 분의 고승이 이곳에서 수도한 것으로 전해지며, 이들에 대한 존경의 뜻을 담아 절의 이름을 ‘사성암’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사성’은 네 분의 성스러운 승려를 뜻합니다.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사성암은 1630년 인조 8년에 중건되며 다시 생기를 얻게 되었고, 이후 일제강점기였던 1939년에는 승려 이용산에 의해 중창되어 오늘날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성암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도 불교 신앙의 중심지로서 기능해왔으며, 여러 차례의 중수와 복원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사성암이 자리한 오산은 산세가 험하지 않으면서도 조망이 뛰어나 수행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어, 예로부터 많은 승려들이 정진의 장소로 찾던 곳이었습니다. 암자에 오르면 지리산의 능선과 섬진강의 물줄기가 한눈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경관을 마주할 수 있으며, 자연과 하나 되어 수행하던 옛 고승들의 흔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문화재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84년에는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현재는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습니다. 현재 사성암에는 ‘인법당’이라 불리는 단일 건물만 남아 있으나, 이곳에 전해 내려오는 유물 중에는 고려의 고승 도선이 조각한 것으로 알려진 마애불이 있어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 마애불은 암벽에 새겨진 불상으로, 세월의 흔적 속에서도 고요하고 단정한 표정을 지닌 채 이곳의 오랜 불교 역사를 말해주고 있습니다.